본문 바로가기
건강상식

혈액이 묽은 이유와 조치법

by 건강 채널 2025. 10. 21.
반응형

우리의 몸속을 흐르는 피는 단순한 액체가 아니라, 생명을 운반하는 정교한 강줄기와 같습니다. 세포에 산소를 전하고 노폐물을 걷어내며, 체온을 유지하고 면역을 지탱하는 모든 과정이 피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이 강물이 지나치게 묽어지면, 마치 제방이 약해진 강처럼 여러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바로 혈액이 묽은 이유를 정확히 아는 것이 건강의 균형을 되찾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혈액이 묽은 이유

 

혈액이 묽다는 것은 적혈구, 혈소판, 단백질 등 고형 성분의 비율이 낮아지고 수분 비율이 높다는 뜻입니다. 물이 많아진 국물처럼 농도가 옅어져 피의 점성이 떨어지면, 산소 운반 능력도 함께 약화됩니다. 겉으로는 피로감, 어지럼증, 손발 저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출혈 경향이나 면역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혈액이 묽은 이유

이런 상태는 단순히 ‘피가 깨끗하다’거나 ‘순환이 잘된다’는 긍정적인 개념과는 다릅니다. 오히려 체내 항상성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가 왜 묽어졌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원인에 맞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에서는 대표적인 이유 네 가지와 이에 대한 대응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수분 과다 섭취

현대인 중 상당수가 물을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말에 따라 하루 종일 물병을 손에 쥐고 다닙니다. 그러나 혈액이 묽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과도한 수분 섭취에 있습니다. 체내 수분이 일정량 이상으로 늘어나면 혈장의 농도가 떨어지고, 전해질이 희석되어 혈액이 지나치게 묽어집니다.

 

예를 들어, 운동 후 갈증이 심해 한꺼번에 많은 물을 마셨을 때, 혹은 땀을 거의 흘리지 않는 사무직 생활 중에도 습관적으로 수분을 과하게 섭취할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몸속 나트륨 농도가 희석되면서 어지럽거나 손끝이 저린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체내 수분이 일시적으로 세포 외부로 몰리면서 부종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럴 땐 물을 무조건 제한하기보다,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하루 1.5~2리터를 기준으로 하되 소변 색이 옅은 노란색을 유지하는 정도로 각자 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장시간 운동이나 사우나 후에는 이온음료로 나트륨과 칼륨을 함께 보충하면 도움이 됩니다.

2. 단백질 부족

다음으로 혈액이 묽은 이유는 단백질 섭취 부족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혈장은 주로 알부민과 같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단백질이 부족하면 삼투압이 낮아져 수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 결과 혈액의 점성이 떨어지고, 몸은 쉽게 부어오르며, 손발이 차거나 어지러운 느낌이 자주 동반됩니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거나 육류 섭취를 줄인 사람들에게서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하루 한 끼를 과일이나 샐러드로 대체하면서 단백질 공급이 끊기면, 혈액 속 단백질 농도도 함께 줄어듭니다. 그 결과 모세혈관 내 압력이 낮아지고, 산소 운반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의 질과 양을 모두 신경 써야 합니다. 단백질 보충제를 무작정 섭취하기보다는 달걀, 두부, 생선, 닭가슴살 등 소화가 잘되는 단백질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간 기능이 저하되어 단백질 합성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에는 영양의 문제뿐 아니라 간 건강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3. 비타민과 미네랄 결핍

세 번째 혈액이 묽은 이유는 조혈 기능이 약화되어 피를 만들어내는 힘이 떨어졌을 때 발생합니다. 철분, 엽산, 비타민 B12 같은 영양소는 적혈구 생성에 필수적인데, 이 성분들이 부족하면 피의 농도가 낮아지고 혈색이 옅어집니다.

 

특히 채식 위주의 식단을 오래 유지하는 경우, 철분과 비타민 B12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지고, 피부가 창백해지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며, 손톱이 쉽게 부러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단순히 ‘피가 묽다’는 느낌을 넘어서 빈혈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음식에서부터 조혈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시금치, 간, 조개류, 달걀 노른자, 견과류 등 철분이 풍부한 식품을 자주 섭취하고, 식물성 철분의 흡수를 높이기 위해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을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시에는 혈액 검사 후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영양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4. 혈액응고 기능 이상

마지막으로, 혈액이 묽은 이유는 약물 복용이나 혈액응고 시스템의 이상에서 기인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스피린이나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 심혈관질환 예방 약물은 피가 굳는 속도를 늦추는 작용을 합니다. 이러한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피가 지나치게 묽어져 작은 상처에도 쉽게 멍이 들거나 코피가 잦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간 기능 저하도 혈액 응고인자 생성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간은 응고 단백질을 합성하는 주요 기관인데, 기능이 떨어지면 피가 응고되지 않고 묽은 상태가 지속됩니다. 여기에 알코올 과다 섭취나 특정 항생제 사용이 겹치면 점도가 더 낮아집니다.

 

이럴 때는 무조건 피를 ‘진하게 만들자’는 식의 단순한 접근은 위험합니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 복용량을 조절하고, 혈액 응고 검사(INR 수치 등)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생강, 마늘, 은행잎 등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식품은 항응고제 복용자에게는 오히려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섭취를 조심해야 합니다.

 

혈액은 단순히 붉은 액체가 아니라, 몸의 모든 균형을 유지하는 살아 있는 매개체입니다. 농도가 지나치게 짙어도, 반대로 너무 묽어도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혈액이 묽은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 채 단순히 ‘피가 잘 도는 건 좋은 일이다’라고 생각하면, 몸의 경고 신호를 놓칠 수 있습니다.

반응형